오늘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49일째 되는 날입니다. 그래서 아빠한테 오랜만에 인사도 할 겸 49재를 지내러 지방에 다녀왔어요.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나갔는데 집에 돌아오니 컴컴한 저녁이네요.
49재(사십구재)란?
49재는 고인이 돌아가시고 49일째 되는 날에 치르는 중요한 의식절차입니다. 불교 신앙에서는 망자가 돌아가시고 49일째 되는 날 다음 생을 부여받는다고 전해집니다! 따라서 이 날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것이지요. 다른 이름으로 칠칠재 라고도 한답니다.
49재는 유교 문화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꼭 불교가 아니어도 중요하게 챙기는 의식 중 하나라고 해요. 저희 아버지께서는 독실한 불교 신자셨기에 특히 아버지께 더 중요할 이 날을 꼭 챙겨드렸습니다.
날짜 계산법!!
49재 날짜 세는 법은 간단합니다. 고인이 돌아가신 날로부터 49일째가 되는 날에 의식을 치르면 됩니다. 이때 돌아가신 날을 1일째로 쳐서 셉니다. 우리 오늘부터 1일! 이런 느낌으로요. (하하) 돌아가신 날부터 1일째고 그 다음날이 2일째인 셈입니다.
아버지가 계신 곳은 제가 사는 곳에서 차로 4시간 거리입니다. 장지까지 거리가 꽤 되는데다가 가족들이 전부 바빠 시간을 내서 다녀오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, 모처럼 모두가 쉬는 화요일이 사십구재 날짜였습니다. 아버지가 우리 잘 찾아오라고 도와주시네요.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온 가족이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.
![49재(사십구재) 다녀왔어요! 아버지 두 번째 성묘. 고속도로 맑은 하늘 고속도로 맑은 하늘](https://rimu.work/wp-content/uploads/2023/10/고속도로-맑은-하늘.webp)
아침엔 날이 흐렸는데,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점점 맑아져서 마음도 맑아졌습니다.
사십구재를 지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습니다. 제사를 위한 상차림만 있으면 됩니다. 그밖에 놓아드릴 꽃다발 정도만 챙겨가면 됩니다. 복장은 단정한 블랙&화이트로 입으면 되어요! 꼭 올블랙일 필요는 없습니다.
아버지는 자연장을 하셨습니다. 자연 친화적으로 나무상자에 담긴 유골을 흙에 묻는 장례 방식이에요. 다 묻고 나면 석재업체에 요청한 문구와 함께 표지석을 제작해 올려줍니다. 아버지가 계신 곳은 장지 바로 옆쪽에 재단이 있어서 그곳에서 제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. 아빠한테 가서 인사한 다음 제사를 하러 재단으로 갔어요.
![49재(사십구재) 다녀왔어요! 아버지 두 번째 성묘. 49재 재단 위패 49재 재단 위패](https://rimu.work/wp-content/uploads/2023/10/49재-재단-위패.webp)
49재 첫 번째 절차입니다. 우선 재단에 위패를 놓고 기호에 따라(?) 영정사진도 놓아요. (저희는 장례 끝나고 아버지 영정사진을 태워드렸어요.)
그리고 그 앞에 상차림을 합니다. 고인에게 바치는 식사이기 때문에 고인의 방향에서 먹기 좋게 놓아드립니다. 제사상 구성은 밥 한공기, 국 한 그릇, 나물 반찬 세 가지, 생선구이, 과일, 과자종류 그리고 술. 이렇게 차려드리면 되어요! 나물 반찬은 보통 고사리, 무나물, 콩나물, 시금치같은 종류로 구성해요.
매점에 가면 나름 저렴한 가격에 제사상 세트를 구매할 수 있어서 삼우제때는 구매한 밥으로 상차림을 했는데요. 이번엔 감사하게도 큰고모께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오셨어요!
![49재(사십구재) 다녀왔어요! 아버지 두 번째 성묘. 49재 상차림 49재 상차림](https://rimu.work/wp-content/uploads/2023/10/49재-상차림.webp)
(맛있게 드세요!)
음식을 놓는 위치도 어느정도 정해져 있답니다. 위패를 기준으로 밥과 국을 가장 앞에 두고, 그 앞에 생선과 나물을 놓아요. 수저도 위패 앞 오른쪽에 가지런히 놓습니다. 고인이 생전 왼손잡이셨다면 왼쪽에 두면 되겠죠!
49재 두 번째 절차입니다. 장례를 치르면서 여러 번 도맡아 했기 때문에 나름 빠삭해졌습니다.
<제사상 올리기 의식 – 간소화 버전>
1. 숟가락을 국에 몇 번 담가 적셔줍니다. 2. 젖은 숟가락으로 그릇에 담긴 밥을 세 번 찔러줍니다. 그 다음 숟가락을 밥에 꽂아둡니다. 3. 젓가락을 오른 손으로 들고, 왼 손으로 오른 손목을 받칩니다. 그 상태로 젓가락을 세워서 제사상 위에 세 번 두드립니다. 딱!딱!딱! - 밥 드시라고 부르는 행위입니다. 4. 젓가락을 반찬 접시 위에 가지런히 올립니다. - 보통 고인이 젓가락을 잡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놓아둡니다. 이것 저것 골고루 드시라고 젓가락을 계속 다른 반찬으로 옮겨주기도 합니다. 5. 술을 올리고 절을 두 번 합니다. - 여기서 술을 올릴 때는 잔에 술을 세 번에 나눠 따릅니다. 오른 손으로 잔을 들고 왼 손으로 오른 손목을 받친 상태로, 술잔을 시계 방향으로 세 번 천천히 돌린 뒤 제사상 위에 놓습니다.
이렇게 제삿상 올리는 의식을 장례때에만 서너번 한 것 같은데, 술 올리는 타이밍은 그때그때 제각각이었어요. 사실 위에 적은 버전은 약간 간소화된 버전으로 장례식 때는 더 절차가 복잡했답니다. 젓가락을 계속 두들기고 술을 중간중간 계속 올렸던 것 같아요.
![49재(사십구재) 다녀왔어요! 아버지 두 번째 성묘. 성묘 조화 꽃 자연장 표지석 성묘 조화 꽃 자연장 표지석](https://rimu.work/wp-content/uploads/2023/10/성묘-조화-꽃-자연장-표지석.webp)
(아빠 안녕! 블러 넣기 힘들다ㅎㅎ)
장지로 돌아가 아버지께 다시 인사하고, 꽃을 꽂아드리고 왔어요. 성묘할 때 꽃은 조화를 주로 사용합니다. 조화는 시들지도 않고 색도 선명해서 예쁘니까요. 성묘할 때 꽃은 아주 쨍하고 강렬할수록 놓아두었을때 예쁘다고 합니다.
49재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아 이야기를 더 적고 싶지만 시간이 늦어져서! 일단 여기까지 적고 쉬러 갑니다. 요즘 너무 바삐 달렸는데 이렇게 하루동안 드라이브하면서 단풍 구경도 하고, 먼 산도 바라보는 시간을 준 아버지에게 감사한 하루입니다.☺️